[한국증권신문-오혁진 기자] 자유한국당이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에 대해 부적격 후보자라며 생떼를 부리고 있다. 사법부의 이념화, 정치화, 코드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국회에서 임명동의안이 부결된 김이수 전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와 자진사퇴한 이유정 전 헌법재판관 후보자에 대한 반대 이유도 같았다.

한국당의 이 같은 반대 때문에 17일까지 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가 채택되지 못하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야당인 국민의당, 바른정당 인사청문특별위원은 보고서채택을 주장하고 있다. 한국당은 ‘나홀로 반대’로 사법부 공백을 현실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사법부의 인사들이 진보성향으로 지명되는 이유는 한국당이 박근혜 탄핵으로 정권을 잃었기 때문이다. 박근혜가 탄핵되지 않았더라면 김명수 후보자와 김이수·이유정 전 후보자에 대한 지명권은 한국당에 있었다.

한국당은 박근혜 탄핵과 정권교체 등으로 인사권을 진보 측에 헌납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자신들의 실정으로 책임감을 가지지는 못할망정 사법부 이념화와 정치화를 주장하며 사법부 공백을 현실화시키고 있다. 말 그대로 ‘생떼’에 불과하다,

양승태 대법원장 체제하의 대법원이 보수적이라고 평가받는 이유는 현재의 대법관 대부분이 보수적인 이명박·박근혜 정권에서 임명됐기 때문이다.

반대로 김명수 후보자는 판결과 법원 내에서의 활동을 이유로 진보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유정 전 후보자처럼 특정 정당과 밀접한 인연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김 후보자의 이념성향이 대법원장의 자격이 없을 정도의 결격사유라고 판단하기 어려운 근거다.

양승태 대법원장의 임기는 1주일도 채 남지 않았다. 이 기간 안에 김명수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이 통과되지 않는다면 사상 초유로 입법부의 인준 지연으로 사법부 수장의 공백이 현실화 된다.

한국당은 자신들의 실정으로 놓친 지명권에 대해 ‘생떼’를 부릴 것이 아니라 책임지고 자기반성부터 해야한다. 그것이 곧 국민에 대한 예의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