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씨가 최 씨에게 살해 당했다고 알려진 장소

[한국증권신문-오혁진 기자] 롯데몰 살인사건 유가족들의 분노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언론이 유가족들의 이야기를 듣지 않은 채 보도하고 롯데몰이 책임을 외면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앞서 지난 5일 서울 강서경찰서는 지난 1일 오후 9시 50분께 강서구의 한 쇼핑몰에서 직원 최모(31·남)씨가 옆 매장 직원인 50대 여성 A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A씨는 최 씨가 휘두른 흉기에 목 부위를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숨졌다”고 말했다. 최 씨는 서울 양천구의 한 병원으로 옮겨져 수술을 받았으나 중태 상태에 빠졌다가 최근 깨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A씨와 최 씨는 바로 옆 매장에서 근무하는 직원이었다. 주변인들의 진술을 토대로 원한에 의해 사건이 발생했을 가능성을 염두하고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최 씨를 살인 혐의로 입건·수사할 예정이다.

언론·경찰, 유가족의 목을 죄고 있다

당시 일부 언론은 ‘A씨가 최 씨를 험담하고 다녀 살해를 당했다’는 식의 보도를 했다. 경찰의 수사내용과 주변인들만 인터뷰를 진행한 채 보도한 것이다. 이에 유가족 B씨는 본지 기자와 만나 “어머니께서 그러실 분이 아니다. 여러 언론이 저희와 연락도 하지 않은 채 기사를 썼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경찰이 언론의 보도로 인해 유가족이 피해를 볼 수도 있었다는 것을 염두에 뒀어야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의 수사가 부족하고 미흡했던 만큼 언론에 밝히더라도 신중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롯데몰 보안팀...“도대체 뭐 했어?”

롯데몰 보안팀의 행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살인사건 당시 남성을 쫓고 있었던 것은 보안팀 직원이 아닌 손님들이었던 것.

CCTV도 제대로 지켜보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유가족 B씨는 “보안팀 직원들이 CCTV만 제대로 확인했더라면 살인사건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건 당시 흉기가 어디서 났는지도 의문이다. 롯데몰 김포공항점 직원이라는 한 관계자는 “처음 보는 흉기였다. 칼은 맞는데 매장 내에서 구할 수 있었던 것처럼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에 대해 “아직 수사 중이기 때문에 말씀드릴 수 없다”고 말했다.

롯데자산개발과 롯데몰 김포공항점 관계자도 경찰과 같은 말을 했다.

롯데몰 책임 없다?

롯데몰 김포공항점은 롯데자산개발이 운영 중이다. 매장 안에서 사건이 일어난 만큼 롯데자산개발도 도의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다.

유가족 B씨는 “롯데몰 김포공항점 관계자들만 만났지 롯데자산개발 직원들은 보지도 못했다”라며 “유감표명 등의 말도 전혀 듣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B씨는 “몇 차례 롯데몰 관계자들과 만난 적이 있었는데 변호사들과 이야기하라는 말 뿐이었다”고 주장했다.

참여연대 출신 C씨는 롯데자산개발에게도 도의적인 책임이 있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C씨는 “직접고용을 하지 않았고 개인적인 일에 의한 사건이라고 하더라도 매장을 운영하는 롯데자산개발이 적극적으로 유가족들을 도와야한다”고 비판했다.

롯데자산개발 관계자는 “A씨가 돌아가신 후 빈소를 찾아간 롯데몰 직원들이 있다. 사건이 일어난 것에 대해서는 굉장히 안타깝게 생각한다. 유가족 분들에게 죄송하게 생각하는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