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래 한국석유공사 사장

[한국증권신문-오혁진 기자] 김정래 한국석유공사 사장의 리더십이 흔들리고 있다. 지난해 실적악화로 직원 급여가 줄었지만 사장 연봉은 오히려 증가하면서 업계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감사원이 김 사장의 ‘채용 비위행위’를 발표하면서 일각에서는 김 사장의 도덕성에 문제가 있다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

12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지난해 석유공사 사장의 연봉은 1억1700만 원으로 전년 1억1400만 원에 비해 2.6% 증가했다. 세부적으로 기본급만 2.6% 오르고 나머지 기타 수당은 지급되지 않았다. 상임감사와 상임이사 연봉도 증가했다. 상임감사와 상임이사의 지난해 연봉은 각각 9360만 원으로 전년대비 2.6% 올랐다.

석유공사는 지난해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매출은 2조4303억 원으로 전년 3조4331억 원에 비해 29.2%가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2408억 원을 기록하며 적자가 지속 중이다. 당기순손실도 1조1188억 원을 기록하며 적자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실적 악화로 직원들에게 까지 피해가 갔다. 석유공사가 실적 저하를 이유로 직원 복리후생비와 성과상여금을 대폭 줄였기 때문이다. 지난해 직원 평균 연봉은 7200만 원으로 전년 7500만 원 대비 4.3% 감소했다.

세부내역에서 기본급과 실적수당은 각각 2.3%, 17% 증가했다. 그러나 고정수당(-12.8%)·급여성복리후생비(-12.9%)·기타성과상여금(-60.5%)은 대폭 줄었다.

김정래 사장은 지난 5일 감사원로부터 고교·대학 후배를 비공개 채용했다는 채용비위 혐의를 받았다.

당시 감사원은 인사조치가 필요하다며 산업부 등 주무부처에 비위사실을 통보했다.

김 사장은 이에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나는 나의 전문계약직 채용이 잘못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왜냐하면 공사의 구조조정과 정상화를 위해 꼭 필요했고 공사에 큰 도움이 되었기 때문"이라고 반발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김 사장의 도덕성에 문제가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업계관계자는 “사측이 어려움에도 본인의 급여는 올리고 직원들의 급여는 내렸다. 또한 감사원의 지적을 무시하고 있는 듯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국석유노조의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한국노총 전국공공산업노동조합연맹과 한국석유공사 노동조합은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측근 채용 비리와 부당 노동행위 등을 이유로 김정래 한국석유공사 사장 해임을 촉구했다.

노조 관계자는 “갑질에 막말까지 일삼는 사장이 본인의 잘못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며 “퇴진할 때까지 해임을 촉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사장이 자리를 지키기 어렵다는 것이 관련업계의 전반적인 시각이다. 산업부가 감사원의 요청에 따라 규정과 절차에 따라 관련 조처를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해임건의 등 강도 높은 징계 수위까지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결론을 낼 방침이다.

산업부는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소속 기관장이 직무를 충실히 이행하지 않을 경우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거쳐 대통령 등 임명권자에게 해임을 건의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