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의 칼날이 한진그룹 오너가를 향하고 있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16일 조양호(68) 한진그룹 회장의 자택 공사에 수십억원대 회삿돈이 유용됐다는 의혹 관련 ‘핵심 인물’인 한진그룹 건설 부문 김모(73)고문을 구속됐다.

김 고문이 2013년 5월부터 2014년 8월까지 조 회장의 서울 종로구 평창동 자택 인테리어 공사가 진행될 때 공사비용 가운데 상당액을 계열사인 대한항공의 인천 영종도 호텔 공사비에서 충당한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배임)를 받고 있다.

조 회장의 평창동 자택의 인테리어 공사를 맡은 업체는 영종도 호텔 공사업체와 동일한 곳.

경찰은 이 업체의 세무비리 혐의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회사 자금이 자택 공사비로 유용된 정황을 포착했다.

또 지난달 초 대한항공 등에 대한 압수수색 이후 관련자들을 조사하면서 ‘김씨가 이번 사건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다수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고문의 구속이 조양호 회장 일가를 향한 첫 단계라는 게 경찰 일각의 분석이다.

김 고문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담당한 서울중앙지법(권순호 영장전담 부장판사)은 "혐의사실이 소명되고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영장을 발부했다.

이는 김 고문의 범죄로 인한 최대 수혜자는 조 회장 일가인 만큼 수사의 최종 종착점은 오너일가가 될 것이라는 게 경찰일각에 분석이다.

실제 경찰의 칼날이 조 회장의 부인 이명희(68)씨와 장녀인 조현아(43) 전 대한항공 부사장 등 조 회장 일가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이번 사건에 개입된 정황을 포착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경찰은 이번 주 내 이들을 소환해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와 별개로 경찰은 이건희(75) 삼성그룹 회장 등 삼성 일가 자택 인테리어 공사 과정에서도 차명계좌에서 발행한 수표로 공사대금을 지불하는 등 비리 정황을 포착, 최근 자택 관리사무소를 압수수색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