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특별수사본부는 박근혜 전 대통령 소환을 앞두고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소환해 조사했다.

검찰이 청와대와 SK그룹 간 '부당 거래' 의혹을 정조준하며 박의 범죄행위 입증에 속도를 내고 있다.

18일 검찰에 따르면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이날 오후 2시께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소환해 조사 중이다.

최 회당은 1기 특수본 수사가 진행되던 작년 11월에 이어 4개월만에 다시 검찰청에 나온 것이다. 참고인 자격이다.

검찰은 SK가 미르·K스포츠재단에 출연한 111억원을 대가성 있는 뇌물로 보고 집중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2015년 8월 최 회장의 광복절 특별사면과 2016년 상반기 서울 시내 면세점 추가 선정 계획, 주파수 경매 특혜, CJ 헬로비전 인수·합병 등 여러 경영현안을 둘러싸고 청와대와 SK 간 모종의 거래가 있었던 게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2015년 7월과 작년 2월 두 차례 박 전 대통령과의 개별 면담했다.

1차 면담엔 김창근 당시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 2차 면담에는 특사 이후 경영에 복귀한 최 회장이 각각 참석했다.

검찰은 최 회장 조사를 통해 SK가 제공한 출연금의 성격을 확정할 방침이다.

검찰은 작년 10∼11월 수사 때 SK 등 대기업을 상대로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61·구속기소) 등이 공모해 강압적으로 출연금을 받은 것으로 보고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와 강요 등 혐의만을 적용했다.

하지만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법리 구도는 달랐다. 삼성 이재용 부회장을 수속기소하면서 재단 출연금 204억원은 경영권 승계에 정부의 조직적 지원을 받는 대가로 해석했다.

검찰도 특검의 시각을 받아들였다. 뇌물죄를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 검찰의 공세는 세졌다. 1기 때는 박이 현직 대통령 신분이었지만, 헌재의 탄핵이 인용되면서 파면되어 민간인이 됐다. 걸림돌이 없다.

검찰이 특검의 시각을 받아들여 1차 수사 때와 달리 적극적으로 뇌물죄를 검토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박 소환조사(21일)를 불과 사흘 앞두고 서둘러 최 회장을 부른 것도 다분히 박에게 적용된 뇌물 혐의의 사실관계를 다지려는 포석으로 읽혀진다.

조사 결과에 따라 박 전 대통령에게 뇌물 관련 혐의사실이 추가된다. 최 회장도 강요 피해자에서 뇌물공여 피의자로 바뀔 여지가 있다. 하지만 최 회장은 대가성을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검찰은 김창근 전 의장과 김영태 전 수펙스추구협의회 커뮤니케이션위원장(부회장), 이형희 SK브로드밴드 대표이사 사장 등 SK 전·현직 고위 임원 3명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이들은 출연금 등의 대가성을 강하게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SK 측은 재단 출연금 지원 의혹에 대해 "전국경제인연합회 요청으로 낸 순수 지원금이며 대가성은 전혀 없다"는 입장이다.

한편, 검찰은 삼성, SK와 마찬가지로 롯데와 CJ 쪽 출연금에 대해서도 뇌물 의혹을 들여다보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