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운명의 시간'이 10일 오전 11시로 결정됐다. 헌법재판소는 8일 평의를 열고 탄핵심판 선고일을 정했다.  국회에서 탄핵이 의결된 지 지난해 12월 9일부터 92일 만이다.

헌법재판관 8명 중 6명 이상이 ‘인용’ 의견을 내면 박 대통령의 대통령직은 박탈된다. 선고와 함께 효력이 발생한다. 헌재의 탄핵심판은 결정에 이의 제기를 할 수 없는 단심제다.

인용 결정 시 차기 대통령을 뽑는 선거는 선고일 뒤 60일 안에 실시해야 한다. 5월 9일이 60일이 되는 날이다. 5월 첫 주에는 징검다리 휴일이 있어 이날이 유력하다는 분석이다. 

반면 재판관 3명 이상이 ‘기각’ 또는 ‘각하’ 의견을 내면 박 대통령은 선고 직후 대통령직에 복귀한다.

사회적 충돌 예상

탄핵 찬반 양측의 충돌이 예상된다.

내일 오전 9시 헌재 앞 집회를 예고한 찬성(박근혜정권퇴진비상국민행동)과 반대(대통령탄핵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운동분부)는 오늘(9일)부터 각각 광화문 집회와 헌재 철야 시위를 열 계획이다.

퇴진행동 측은 오늘 저녁 7시에 광화문광장에서 사전 집회를 연 뒤, 내일 아침 헌재 앞에 재집결한다는 계획이다. 

탄핵기각 국민행동 측은 안국역 5번출구 앞에 텐트를 치고 8일부터 3박4일 동안 철야집회에 나서고 있다.

선고가 평일인 10일 정오 무렵이지만 양측 모두 수십만 명 이상이 모일 것으로 예상하는 만큼 충돌할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헌재는 경찰청에 경계·경호 강화를 요청했다. 경찰청은 9일 오전 8시부터 전국에서 비상 경계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은  '갑호 비상'을 발령했고, 나머지 지방경찰청 역시 '을호 비상'을 내려놓은 상태이다.  '갑호 비상'은 모든 경찰 병력이 연가를 중지하고 지휘관과 참모들은 사무실과 현장에 위치해야 하는 '최고 등급의 비상경계' 상황이다. 

경찰은 오늘 이철성 청장 주재의 지휘부 전체 회의를 갖고 구체적인 경비 계획을 발표할 계획입니다. 
 

찬반 양측 선고결과에 촉각

대통령 대리인단의 대표인 이중환 변호사는 선고일 발표 직후 “헌재가 사실관계와 법리를 충실히 판단하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통령 측의 김평우 변호사도 기자회견을 통해 “헌재는 자멸하지 말라. 8인 재판관이 인용이나 기각, 어떤 결정을 내려도 재판권 없는 재판부가 내린 결정이므로 법률상 무효다”고 주장했다.

국회 측 대리인단의 황정근 변호사는 “최종 준비서면 제출일의 15일 뒤로 선고일이 잡혔다. 재판관들이 의견을 정하는 데 시간을 충분히 가진 것으로 판단된다. 국민의 상식과 순리에 맞는 결과가 나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