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창원에서 출근길 20대 여성의 얼굴을 겨냥해 누군가 공기총으로 납탄을 쏘아 경찰이 수사에 나선 사건이 발생했다. 범인은 3일만에 시민의 제보로 붙잡히게 됐다.

범인은 A씨의 어머니와 채무관계에 있던 B씨다. 그는 돈 400만원을 A씨의 어머니에게 빌려준 뒤 받지 못하자 소송을 제기한다. 그러나 소송에 패소하게된다.

분노와 억울함이 교차한다. A씨의 어머니와는 통화 조차 되지 않는다. A씨와 그녀의 어머니는 긴밀한 사이다. B는 A씨의 동선을 확인한다.

일정한 시간에 출근하는 A씨를 확인하고 자신의 공기총을 준비한다. 6월 30일 경찰서에 반납예정인 공기총이다. B씨는 총기 반납일을 5월 30일로 착각한다. 5월 29일 아침 B씨는 A씨의 얼굴에 공기총을 조준한다.

지난29일 오전 7시 57분쯤 창원시 마산합포구  주택가 도로에서 출근하던 A(26·여)씨의 오른쪽 얼굴에 누군가 쏜길이 10.13㎜, 무게 1.27g짜리 납탄이 박혔다.

A씨는 오른쪽 빰에 순간적으로 심한 통증을 느꼈다. 손으로 빰을 쓰러내리자 붉은 피와 함께 이름모를 가루가 만져진다. 순간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A씨는 사고 직후인 오전 9시쯤 부산의 한 병원으로 옮겨져 납탄 제거 수술을 받았다. 다행이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다.

병원에 이송된 A씨의엑스레이사진에는얼굴을 관통하여 박힌 납탄이 선명하게 찍혔다. 조금만 높았으면 A씨의 생명은위태로웠다.

차량 수배

경찰은 범인이 공기총을 이용해 납탄을 발사한 것으로 추정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납탄의 정확한 제원감정이 의뢰됐다.

경찰은 사건 발생 2일 만인 지난 31일 용의차량을 공개수배 했다. 출근길 A씨에게 공기총을 쏘고 달아난 용의자가 탄 차량을 공개수배하고 신고보상금 1000만원을 걸었다.

경찰은 차종이 옵티마 또는SM520, 미색또는연두색으로 추정했다. 범행 시간대를 전후해 현장 주변을 통과한 차량을 대상으로 경찰은 용의차량을 뒤쫓았다.

경남 경찰청은“사건 해결에 결정적 제보자에게는 신고보상금 1000만원을 지급할 것”이라며“시민들의 많은 제보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경찰은 용의차량 공개수배전단을 배포했다. 이날 오후 2시 10분쯤 마산시민 C(31)씨의 제보를 받고 용의자 검거에 나섰다.

C씨의 차량 블랙박스에는 사건 당일 범행 직후 신호를위반한 채 과속으로 달아나던 용의차량이 찍혔다. 경찰은 용의자인 B(55)씨의 집을 급습한다.

용의 차량은 B씨의 집과 200ｍ 떨어진 도로변에 주차돼 있었다. 용의 차량 안에서는 범행에 사용된 공기총이 발견됐다.

채무관계‘앙심’

지난 1일 경찰은 피의자 B씨가 지난 2009년께 피해 여성 A씨의 어머니에게 빌려준 돈 400만원을 돌려받지 못하자 범행을 저질렀다고 전했다.

경찰은 2012년 피의자 B씨가 A씨의 어머니를 상대로 400만원을 돌려달라는 취지의 대여금반환청구소송을 벌였지만 패소하면서 앙심을 품어왔다고덧붙였다.

더불어경찰은A씨가범행대상이 된 이유를 밝혀냈다. “피의자 B씨는 수차례에 걸쳐 A씨의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어 만남을 시도 했지만 쉽지 않았다”는 피의자 B씨의 진술을 받아냈다.

이후 피의자 B씨는 집으로 찾아가 A씨와 A씨 어머니의 이동 경로 등을 파악했다. 이 과정에서 A씨가 매일 아침 일정한 시간에 출근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경찰은“A씨의 어머니보다는 접촉 빈도가 규칙적인 A씨를 표적으로 삼은 것이 손쉬웠을것”으로보고있다.

총기반납 전날 범행

피의자 B씨가 범행에 사용한 구경 5.0㎜ 공기총의 유효사거리는 50m이다. 까마귀나 고라니 등 유해수를 퇴치하거나 포획할 때 주로사용하는총기류다.

구경5.5㎜ 이상부터는 살상용으로 분류된다. B씨가 소지한 구경 5.0㎜ 공기총은 살상이 가능할 정도로 위협적이지는 않다.

그러나 근거리에서 급소를 맞으면 생명에 위협을 줄 정도로 치명적일 수 있다는 것이경찰의설명이다.

피의자 B씨는 지난 2012년 12월 총포사에서 이 공기총을 구매해 소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잇따른 총기류 사고에 경찰청과 기재부가 6월 30일까지 총기류일체를 관할 경찰서에 보관하는‘개인소지 총기 경찰서 일제보관정책’을 추진하게 됐다.

피의자 B씨의 공기총도 반납대상에 포함 됐다. 경찰은“피의자 B씨는 총기 반납 통지를 받고 5월 30일까지 총기를 반납해야 되는 줄로 알았고, 반납하기전이를이용해범행을 저지르려고 했다”며“29일을 범행일로 잡고 실탄 6발을 준비해 야산에서 1발을 시험 발사하는 등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를 뒷받침 하듯 피의자 B씨는 미리 준비한 실탄 6탄 중 1발은 시험발사에, 1발은 범행에 사용하고 나머지 4발은 창원 천주산에 버렸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범행의도에 대해 피의자 B씨는“겁만주려했을 뿐얼굴을 맞히려고 하지는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경찰은 조준경을 이용해 B씨의 얼굴을 정조준한 점, 범행 3일 전 사전에 장소를 답사한 점등을 들어 피의자 B씨에 대해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