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찬공정거래위원장은 올해 초 취임한 이후 기회가 있을 때마다 프랜차이즈 업계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혀왔다. 지난주 한 강연자리에서도“가맹거래 시장에서 불공정거래가 빈번한 분야의감시를강화하겠다”고밝혔다. 정 위원장은 지난 12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대한민국 프랜차이즈 CEO포럼 행사에서 강연을진행했다.

이자리에서 공정위의 2015년가맹거래 정책방향을 전했다. 정위원장은“가맹본부가 계약에 근거하지 않은 판촉비용을 가맹점에 전가하는 행위 등 가맹점주들의 민원이 많이 제기되는 분야를 집중 모니터링하며 직권조사를 실시하겠다”고밝혔다.

그는 업계 자율개선 및 상생협력 확산을 위해 공정위에서 세부업종별 표준계약서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표준계약서는 도·소매업, 외식업, 교육서 비스업 등 3개 가맹분야에서만 활용되고 있다. 또한 공정위는 가맹본부가 가맹점사업자단체와 공정거래협약을 체결하면 직권조사를 면제해주는 방안을 활용해 불공정 관행을 프랜차이즈 업체 스스로 고쳐나갈 수 있도록 유도한다는계획이다.

공정위는 새로 도입하는 제도의 효과를 현장에서 체감할 때까지 6개월마다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그 결과를 공개하기로 밝혔다. 앞으로 매년 상반기에는 간담회나 현장방문을 진행하고 하반기에는 업계 설문조사를 통해 제도 도입 전후의 거래 관행 변화를 파악할예정이다.

불공정 현장조사

정 위원장의 외식분야 프랜차이즈업체 대상으로 가맹사업 불공정 혐의에 대한 전방위직권조사를 시사한 후 공정위는 먼저 대기업 프랜차이즈업체에 칼날을 겨눴다.

지난 21일 공정위 기업거래정책국은 빙수 전문점 설빙과 제빵업체 파리바게뜨, 뚜레쥬르에 대한 현장조사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는 통상 매년 몇개 업종씩 직권조사를 진행하는 방식을 취해왔다. 그러나최근업종과대상을 늘려 직접 현장에 조사인력을 파견하는 방식의 고강도 조사를 진행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에서는 일반적인 정기조사와는 다르다는시선이다.

가맹점에 판촉비용을 부당하게 떠넘긴 혐의와 창업희망자에게 예상매출액을 부풀려 제공한 혐의 등 구체적인 위반 혐의를 특정하고 증거를 수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엔 대기업 겨눠

베이커리 업계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직권조사가 본격화되면서 해당업체들은 긴장하고 있다. 최근 CJ를 시작으로 SPC에 대한 조사가 시작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주 CJ푸드빌에 대한 현장방문조사가 진행됐다. CJ푸드빌의 베이커리 브랜드 뚜레쥬르에 대한 조사가 이뤄졌다. CJ푸드빌 측은“최근공정위의조사를받은 것은 사실”이며“공정위가 관련 업계 전반을 살피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말했다.

더불어 지난 19일부터 공정위는 SPC그룹의 양재사옥에서 조사를벌이고있다. 이번조사는다음주초반까지예정돼있다.

통상 정기 조사의 경우 서면을 통해 시작되지만, 이번 조사는 파리바게뜨를 운영하는 파리크라상과 SPC그룹 금융계열사 SPC 캐피탈 등에서 현장조사 형태로 진행됐다. 이례적으로 금융계열사 현장조사가 이루어지는 것에 업계는 SPC캐피탈이 SPC그룹의 프랜차이즈 가맹점주의 금융서비스를 지원하는 금융계열사라는 점에서 공정위가 구체적인 법 위반 정황을 확보한 것이라는 시선이다.

프랜차이즈 업계에 대한 공정위 직권조사는 가맹본부에 대한 진행이 일반적이다. 파리크라상은 제과 브랜드인 파리바게뜨를 보유한 SPC 핵심 계열사다. 국내 최대인 약 3200여개의 가맹점을 운영중이다.

불공정행위 좌시 못해

공정위의 프랜차이즈 업계에 대한 대대적 조사는 일부 프랜차이즈업체가 가맹점주와 적잖은 갈등을 빚고 있는 사항을 좌시 할 수 없다는 판단으로 해석된다. 실제 MPK의 미스터피자는 일부 가맹점주와 갈등을 빚으며 불공정 가맹계약 논란이 붉어졌다. 본죽 아이에프의 본죽은 장기 계약자에 대한 불공정 논란이 있었다. 공정위는지난3월 미스터피자, 이다야커피, 롯데리아 등에 대한 직권조사를 실시했다. 공정위의 프랜차이즈 업계에 대한 직권조사는 2012년 이후 약 3년만에 이루어졌다.

이번 베이커리 업계에 대한 직권조사에 대해 공정위측은“어떤 불공정행위 혐의점이 있어서 조사하는 것이 아니다. 정기적인 직권조사”라 밝혔다. 더불어“그동안 분야별·업종별로 직권조사를 실시해왔다. 이번에도그런성격으로 조사가 진행 중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업계 일각에서는 정 위원장이 프랜차이즈 업계의 불공정 가맹사업에 대한 엄벌의 의지를 내비친 만큼 여느 때보다 엄중한 조사가 진행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이번 조사는 프랜차이즈 업계를 대상으로 업태를 불문하고 진행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정 위원장이 취임 후 줄곧 가맹사업 개선에 대한 의지를 강조했던 만큼 공정위의 이번 조사로 업계의 위축이예상된다”고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