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무위는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공정거래위, 국무조정실 등 40여개의 정부 조직을 감시한다.

이외의 상임위에 소속된 기업인 출신 의원들은 갑의 지위를 이용해 을인 피감기관들에게 입김을 넣을 수 있다.

이를 막기 위해 현행 공직자윤리법에 따르면 국회의원을 포함한 공직자는 직무 관련성이 없다고 인정된 경우를 제외하고는 3000만원 상당 이상의 보유 주식은 매각 또는 백지신탁하도록 되어있다.

그러나 주식이 팔리지않으면 보유 기간에 상관없이 연장할 수 있어 실효성이 의문된다. 더불어 논란이 되고 있는 의원들이 연관됐던 기업 운영주체는 친인척 혹은 측근들로 직간접적인 연결고리가 얽혀 있다.

이들의회사 관련성이나 주식 보유가 불법으로 확인된 것은 없다. 그러나 각종 의혹과 소문이 끊이지 않고 이를보는국민은시선은국회활동에대한신뢰까지의심한다.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리스트 사건을 계기로 사업체를 보유하거나 운영하면서 국회의원 활동을 하는 정치인들에게 화살이 향하고 있다.

기업인 출신 국회의원들이 상임위 활동에서 자신과 연관된 기업에 유리한 의정활동을 한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에이치앤철강 대주주였던 새누리당 주영순 의원이 거론되고 있다. 주 의원은 국회의원이 되면서 에이치앤철강 주식 5억 5000여만원어치를 농협에 백지신탁위임 했다.

그러나 이 주식은 지금껏 팔리지 않고 있다. 회사는 주 의원의 아들(44)이 운영하고 있다. 에이치앤철강은 주 의원이 배지를 달기 전과 비교해 매출은 약 두 배, 순익은 15배가 늘었다.

새정치민주연합 이상직 의원에 대하여 업계와 증권가는 끊임없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이 의원은 2007년부터 2012년 5월까지 이스타항공그룹의 대주주이자 회장이었다.

이스타항공 그룹은 새만금 일대 관광산업 관련 개발 업체인 새만금관광개발과 군산에 본사를 둔 이스타항공을 계열사로 두고 있다. 자신의 지역구와 직접적인 영향이 없는 새만금 및 군산국제공항 승격 문제 등을 지속적으로 주장했다.

지역구보다 회사먼저

상장사인 이스타항공은 새정치민주연합 이상직 의원과의 관계의혹이 지속되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이 의원이 배지를 달기전인 2011년 말 1216억원이던 매출이 작년 말 2700억원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도 268억원 적자에서 130억원 흑자로 전환됐다. 이 의원이 지분과 직위를 넘긴 사람은 그의 형인 이경일 전(前) 에이스이공이공 회장이었다.

이경일 전 회장은 2013년 횡령 등의 혐의로 검찰 수사가 시작되자 이스타항공 회장 등의 자리에서 사임했지만 이 의원 형제는 여전히 측근 등을 통해 회사 경영에 관여하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 의원은 지난 2월 국회에서 추경호 국무조정실장을 상대로“국무총리실 산하에 새만금추진지원단을 설립하고 새만금 개발사업을 잘 지원하라”고 요구했다.

또한“군산공항을 국제공항으로 승격해라, 서해철도를 인천공항과 연결하면 새만금까지 1시간이면 온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최근 1년간 자신의 지역구인 전주∙완산보다 새만금∙군산에 대한 발언을 상임위 등에서 줄 곳 해왔다.

항공업계측는“군산공항이 국제공항으로 승격될 경우 군산에 근거지를 둔 이스타 항공에 유리하다”고 말했다. 새만금 개발 또한 이 의원이 소유ㆍ운영하던 회사들이 이익을 얻게된다.

업종하락세에 기업매출은 두배

철강 도소매업을 하는 에이치앤철강은 주 의원이 배지를 달기전과 비교해 매출은 약 두 배, 순익은 15배가 늘었다.

배지를 달기 전인 2011년 이 회사 매출액은 661억원, 당기순익은 2억5000만원이었다. 그러나 19대 국회가 출범한 2012년엔 매출 824억원에 당기순익 10억3000만원을 기록했다.

이후 2013년엔 매출 930억원, 당기순익 17억5000만원을 기록했고 작년엔 매출 1194억원에 당기순익은 38억3000만원이었다.

철강업계에서는“생산자물가를 보면 2011년이후 대부분의 철강재 가격이 하락 추세”며“이 상황에서 매출이 두 배로 늘었다는 것은 상당한 급성장”이라 전했다.

일각에서는“주 의원이 의원직을 이용해 에이치앤철강의 영업을 돕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주 의원 측으로부터 납품 등과 관련한 제안을 받은적이 있거나 주 의원 측으로부터 호출당한 회사가 있다는 제보가 언론사와 사법 당국, 국회에 접수된 것으로 전해진다.

주 의원은 19대 국회 출범 후 계속 환경 노동위원회 소속으로 활동하고 있다.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환노위 의원실에서 호출이 온다면 기업 입장에서는 상당한 부담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주 의원측은“주 의원은 기업들이 만나 달라고 따라다녀도 안 만나줄 정도로 자기 관리가 철저하다”며“에이치앤철강의 주식은 백지신탁을 해놓아 실질적 소유도 아니다”고 강조했다.

또한“로비가 통하지 않은 사람들이 악의적으로 소문을 내고 있는 것”이며“명백한 명예훼손”이라고 말했다.

에이치앤철강에 대하여“전남의 한 경쟁업체는 같은 기간 매출이 700여억원, 순익이 60여억원 늘었다. 에이치앤철강의 매출 성장 폭이 과도한 것이 아니다”덧붙였다.

용도변경 특혜의혹

물류ㆍ건설회사 소유주가 해당 업무를 관장하는 국회 국토위 간사를 맡고 있어 논란이 되기도 한다.

새누리당 강석호 의원(경북 영양ㆍ영덕ㆍ봉화ㆍ울진)은 포항을 연고로 하는 삼일그룹의 실질적인 오너로 전해진다.

삼일그룹은 물류회사인 삼일, 철강부자재 회사인 스톨베르그&삼일, 삼일저축은행, 건설회사인 SI건설 등을 보유하고 있다.

삼일의 최대 주주는 경북 포항에서 중∙고등학교를 운영중인 벽산학원이다. 강 의원은 벽산학원 이사장을 지냈다.

삼일이 보유하던 8만8600㎡의 포항화물터미널 부지를 각종개발이 가능하도록 용도 변경하는데서 특혜 의혹이 제기됐다. 이 부지가 용도 변경될 경우 매각 차익은 수백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해진다.

백지신탁 유명무실

공직자가 보유한 주식을 백지신탁 하도록 강제한 제도가‘유명무실’하다. 지난 27일 국회공보와 농협은행 백지신탁 매각 공고에 따르면 19대 국회 출범 이후 본인과 가족 소유의 주식을 백지신탁한 국회의원은 7명이다.

이 가운데 백지신탁 주식이 처분된 사례는 단 한 건도 없다. 국회의원들이 백지신탁한 주식 상당수가 거래가 없는 비상장주인 데다 매각이 되지 않을 경우 기한을 무제한 연장할 수도 있어 백지신탁 제도가 사실상 무의미하다.

2012년 7월 주식 5억5000만원 어치를 백지신탁한 새정치민주연합 이상직 의원은 약 1000일째 주식을 매각하지 않고 있다.

약 7억6000만원 상당의 주식을 백지신탁한 새누리당 윤명희 의원도 약 1000일째 보유중이다. 새누리당 주영순 의원은 약 7억원어치를 900일째 백지신탁 중이다.

같은 당 정우택 의원과 박덕흠 의원, 새정치민주연합 김영환 의원, 주승용 의원 역시 주식 매각없이 의정 활동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