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황 없이 집을 나선 이후 어느새 4개월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집에 두고 온 아이들 생각에 뜬 눈으로 밤을 새우며 깊이 후회 하며 반성의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지나온 시간이 저에게 정말 힘든 순간이었지만,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이기도 했습니다.”
“처음에 저는 세상의 질타 속에서 정신이 없었고 모든 것을 잃었다고만 생각했는데, 구속된 시간 동안 제 인생을 돌아볼 수 있었고 제게 주어진 것들이 얼마나 막대한 책임과 무게를 가져오는 것인지 깨달았습니다.”

20일 서울고법 형사6부 김상환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은 최후변론에서 흐느껴 울며 이와 같이 말했다.

앞서 변호인은 “여론에 의해 감내할 수 없을 정도의 사회적 형벌을 받았고 사생활까지 노출돼 정신적으로 많이 피폐해져 있고, 구속기간에 두 돌도 되지 않은 어린 쌍둥이들을 돌보지 못해 마음이 무너질 것 같은 고통도 받았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이날 공방에서 조 전 부사장측 변호인은 항로 변경죄에 대하여 ‘죄형법정주의’를 들어 항로변경의 과한 해석을 주장했다.

더불어 “항공법에서 항로와 항공로가 혼용되어 사용됨으로, 지상에서의 이동을 항로로 보기어렵다.”며“계류장에서 일어난 사항으로 항로가 아닌 공항구역내에서 발생한 사항이다.” 항변했다.

검찰은 지난 1심 때와 같이 “항공기가 지상에서 이동한 17m의 거리는 항공보안법상 항공기 항로변경죄의 구성요건인 '항로'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항공보안법의 입법취지는 항공기 운행 과정에서 승객들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며 “항공보안법상 '항로'란 항공기가 운항하는 진행경로와 진행방향을 뜻하는 것”이라 말했다.

이날 검찰은 조 전 부사장에게 1심때와 같이 징역 3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조현아 피고인은 사적 지위를 이용해 항공기 안전에 관한 사항을 위반, 항공 운항의 안전에 위험한 결과를 초래했다. 피고인의 원심 법정 발언을 보면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1심 재판부는 조 전 부사장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한 바 있다. 이에 대하여 조 전 부사장은 ‘항로변경’에 대한 해석을 문제로 항소하여 현재 재판이 진행 중에 있다.

조 전 부사장의 항소심 선고 공판은 다음 달 22일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