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사태가 글로벌 증시를 강타했다.

우크리아니아의 정치불안이 지속되면서 러시아에 군사 충돌에 가능성을 커지면서 3일 우리나라 증시를 비롯한 주요국 주식시장이 지난 3일 대부분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당분간 불확실성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와 제한적인 이슈에 불과하다면서 전략적 투자기회라는 시각이 제시됐다.

삼성증권은 전략측면에서 지정학적 리스크에 연유한 증시 조정이 대부분 훌륭한 저점 매수의 기회로 작용했다면서 중장기 펀더멘탈에 기인한 '반작용'의 타이밍을 기다리라는 조언을 내놨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향후 사건 전개방향이 서방측 요구대로 전개되기에는 러시아의 자존심이 허락할 리 만무다. 러시아가 지정학적 영향력 과시를 위해 우크라이나를 꼭두각시로 삼기에는 경제적으로나 정치적 관점 모두 부담스럽다"며 "결국 현 시점에서 접근 가능한 타협안은 러시아의 정치적 영향력과 서방측 경제적 지원 의지를 확인하는 선에서 봉합되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전략 측면에서는 "지정학적 리스크에 연유한 증시 조정은 대부분 훌륭한 저점매수 기회로 작용한 만큼 사태 추이가 중장기 펀더멘털 약화로 귀결되는 것이 아니다. 해당 이슈는 일시적 노이즈로 제한될 것"으로 보면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가 불러온 '작용'에 허둥대기 보다는, 중장기 펀더멘털에 기인한 '반작용'의 타이밍을 기다리는 것이 합당하다"고 조언했다.세계적인 투자자인 워런 버빗 등도 저점매수 기회라고 지적한바 있다. 워런 버핏은 저점매수, 장기투자, ROE 중시 등을 투자원칙으로 삼고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 왜 발생했나?

우크라이나 동·서부 지역의 해묵은 민족 갈등이 연이은 경제난을 기화로 돌이킬 수 없는 파국을 향해 치닫고 있다.

우크라이나 출신 구소련 공산당 서기장이었던 니키타 후르시쵸프의 러시아령 크림반도 우크라이나 불하가 불씨였다. 하지만 화마를 키운 것은 동·서부 지역 사이의 정치적 갈등이다.

친러 및 반서방 정책(EU 가입 및 EU와의 FTA 포기를 대가로 러시아의 경제적 원조 확보)을 표방했던 야뉴코비치 대통령이 친서방·반러 색채의 서부 지역민 및 야당의 봉기로 축출되었다는 점이 사안의 핵심이다.

야당은 5월 대선에서 티모쉔코와 같은 친 EU 성향의 인사를 내세우며 서부 중심 신정부 수립을 예고하고 있다.

하지만 정권을 찬탈 당한 동부 크림반도 지역은 분리 독립 내지는 러시아로의 귀부를 주장하며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이 탐탁지 않은 러시아는 군사적 개입 가능성(러시아 상원 내 무력 개입권 승인)을 시사하며 전운을 짙게 만들고 있다.

글로벌 경제 및 증시 영향력 점검

우크리이나 사태의 본질은 러시아와 EU(미국)사이에서 불안한 줄타기에서 시작됐다. EU의 밀어는 달콤했다. 하지만 경제적 효과는 미미했다. 실제 우크라이나가 도움을 받는 곳은 러시아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로부터 에너지와 자금 공급 없이 자생하기 어러운 경제환경을 지니고 있다. 그런데도 양측을 줄다리기 하다 피를 본 셈.

우르라이나 사태는 글로벌 경제와 증시에까지 파장을 몰고 왔다.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유로존 경기 모멘텀에 찬물을 끼얹기 충분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약속한 150억 달러의 차관의 빈자리를 EU를 중심으로 한 서방세계에서 대신 짊어질 상황이다. 경상 및 재정적자가 심화되고 있다. 1월 외환보유고 역시 180억 달러에 지나지 않는다. 긴급 유동성의 부재로 디폴트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또한 유로존의 에너지 수급불안을 야기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유로존에 공급되는 천연가스의 상당부분이 우크라이나를 경유하는 러시아산이다. 유럽 경제이나 지정학적 리스크에 연유한 에너지 가격 변동성 확대는 유로존 경제에 심각한 부담요인으로 대두될 개연성이 크다.

우크라이나 사태는 러시아 경제의 위기 심화로 전이될 가능성을 배재할 수 없다. 이미 러시아는 어떠한 선전포고 없이 크림반도 무력장악을 끝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면적 공습 가능성은 제한적이다. 미국과 유럽, G7 등이 극렬 반발하고 있는 상황에서 무리수를 두기 보다는 정치 공학적으로 실리를 꾀할 가능성이 높다. 이미 유럽안보협력기구(OSCE)가 제안한 중재방안을 푸틴이 받아들였다. 이는 이번 사태가 전쟁과 같은 극단적 파국으로 치달을 가능성은 낮다.

문제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던 러시아의 매크로 우려를 자극할 수 있다는 점이다. 2002년부터 2008년까지 연평균 7%대 경제성장률을 구가했다. 미국 금융위기 이후 지속적인 성장률 둔화를 거듭한 끝에 2013년 1.3% 성장에 머물고 있다.  천연가스 및 원유를 중심으로 한 에너지 가격 하락은 러시아 경상수지 악화 가능성으로 연결되며 러시아 매크로 우려를 심화시키고 있다.

이미 루블화는 2008년 금융위기 수준까지 급락했다. 치솟는 환율을 잡기 위해 러시아 중앙은행은 기준금리 150bp 인상(3일, 일시적 인상)이라는 고육지책을 꺼내 들어야만 하는 상황이다.

쉐일가스 공세와 미국의 에너지 가격 통제는 에너지 수출이 전체 GDP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러시아에게 심각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위험자산 선호 현상 확대 조짐

이번 사태의 후유증은 1월 아르헨티나 사태 이후 다소간 완화되었던 안전자산 선호(위험자산 소외) 현상이 재차 확대될 수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글로벌 통화정책 정상화와 글로벌 경기 모멘텀 둔화 사이에서 벌어지고 있는 안전자산과 위험자산간의 첨예한 대결구도가, 이번 사태로 인해 안전자산 선호 일방으로 쏠릴 수 있다.

신흥시장 자본 엑소더스 현상 심화 가능성

이번 사태가 신흥시장 내 외국인 자금 엑소더스가 더욱 가팔라질 수 있다.

국내증시 측면에서 본다면 신흥시장 내 한국 비중만큼 덜어내는 형태의 글로벌 자금이탈이 가시화될 수 있다.  그 방식은 외국인 비차익 매도가 될 것이다. 위험자산 선호에 기반한 신흥시장 내 차별화 가능성을 기대하는 한국증시 입장에서, 결코 득 될 것 없는 환경변화다.

장단기 불확실성 증폭 여부보고 투자전략 세워야

이번 사태의 시장 영향은 단기 기간조정의 양상으로 제한될 수 있다.  사태가 장기화되거나, 전면전 또는 국지전 등으로 격화된다면 글로벌 펀더멘탈에 영향을 미치는 또 다른 악재로 변모할 수 있다.

러시아가 지정학적 영향력 과시를 위해 우크라이나를 꼭두각시로 삼기에는 경제적으로나 정치적 관점 모두 부담스럽다. 결국 현 시점에서 접근 가능한 타협안이 제시될 전망이다. 어쨌든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 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김영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전략 측면에서는 지정학적 리스크에 연유한 증시 조정이 대부분 훌륭한 저점매수의 기회로 작용했음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면서 "사태의 추이가 중장기 펀더멘탈 약화로 귀결되는 것이 아니라면, 해당 이슈는 일시적 Noise로 제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13년 對 러시아 수출 품목 최상위가 자동차(33억 달러) 및 자동차 부품(16억 달러)이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시장의 단기 우려는 자동차 관련주와 유가 등 에너지 가격 변동성 확대는 정유와 화학업종 투자심리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 연구원은 "자동차 업종 펀더멘탈에 큰 변화가 없고, 글로벌 원자재가 자체가 이미 충분히 낮은 수준을 형성하고 있다는 점에서 상기 우려는 최소화될 것"이라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가 불러온 '작용'에 허둥대기 보다는, 중장기 펀더멘탈에 기인한 '반작용'의 타이밍을 기다리는 것이 합당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