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회사의 분식회계가 심각하다. 난해 GS건설의 어닝쇼크에서 시작된 건설회사의 분식회계 논란은 대우건설의 분식회계가 드러나면서 쟁점이 되고 있다. 건설회사에 투자한 투자자들에 실망은 크다.

12일, 경제개혁연대는 기업의 투명성을 위협하는 건설회사들의 분식회계가 심각하다면서 국내 전체 건설회사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성명서를 냈다.

지난 11일 언론을 통해 대우건설이 분식회계를 통해 최대 1조 7천억원 규모의 부실을 감춰온 정황이 포착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분식에 대우건설 전현직 경영진이 개입되어 있다. 최대주주인 산업은행도 이러한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이에 대해 대우건설 측은 “사실무근”이라고 해명했다. 홍기택 산업은행장도 “리스크 관리를 위해 최악의 상황을 가정했을 경우”라며 사실상 부인했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12월 16일 대우건설 회계처리기준 위반 혐의에 대한 제보를 받고 감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한 결과는 오는 6월이 돼서야 밝혀질 예정이다.

경제개혁연대는 "금감원이 현재 의혹이 제기된 대우건설에 대한 회계처리기준 위반 혐의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고 문제점이 발견될 경우 엄중 제재할 것이라고 기대한다"면서 " 여기에 그치지 말고, 금감원은 올해 장기공사계약 관련 수익인식 등에 대해 중점 감리할 것이라고 밝힌 만큼, 의혹이 있는 모든 건설사로 조사 범위를 확대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대우건설은 지난 1월 28일 공시에서 2013년 매출액이 전년대비 3.5%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하여 (-)1,198억원이라고 밝혔다. 2013년 3분기 말 영업이익이 3,252억원이었으므로 4분기 단 3개월에 4,451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한 것이다.

당시 시장에서는 적자전환의 원인을 “국내 분양사업장 중 회수가능성이 불투명한 채권에 대한 손실반영, 장기미착공 사업장의 사업성 악화로 영업비용이 5,653억원 발생한 데 따른 결과”로 분석한바 있다. 즉, 대우건설 손실의 원인은 해외사업장이 아닌 국내사업장의 공사원가율 조정이라는 것이다.

작년에 시장에서 이른바 ‘어닝쇼크’로 받아들여졌던 GS건설과 삼성엔지니어링의 경우 해외사업장에서의 예정원가의 상승분을 적기에 반영하지 못한 것이 문제가 된바 있다.

경제개혁연대는 GS건설의 경우 분식회계 혐의가 있다고 보아 금감원에 감리요청을 한 바 있다. 하지만 GS건설 측의 적극적인 해명으로 금감원은 해외건설공사의 특수성을 인정하여 감리착수를 하지 않았다.

시장에서는 GS 건설 등을 계기로 해외사업장 원가율 적정성에 대한 의구심을 가지게 됐다. 이번 대우건설 사태는원가율적정성의 문제가 해외 사업장 뿐 아니라 국내사업장도 문제가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는 지적이다.

경제개혁연대는 "금감원이 올해 중점 추진과제로 국내외 건설사들의 장기사업장에 대한 수익 인식에 대해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겠다는 계획에 대해서는 환영한다. 그러나 그 대상을 3~4곳에 한정하는 것은 ‘보여 주기 식’ 감리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면서 "금감원은 건설업 불황으로 재무곤경 등 분식회계처리의 유인이 높아지고 있는 건설사들에 대해 철저히 감리를 실시하여 시장의 불안을 해소하고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