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가 6700억원의 시민혈세 유출을 막기 위해 투자펀드인 맥쿼리와의 한판 승부를 벌이고 있다.

광주시는 맥쿼리의 100%자회사인 광주제2순환도로 1구간 사업자인 광주순환도로투자(주)가 적자 85%까지를 보존하는 '최소운영수입보장제도(MRG)'에 허점을 이용해 편법 경영하고 있는 것에 제동을 걸었다.

▲ 강운태 광주시장

광주시는 맥쿼리로 하여금 자기자본 비율을 현재 6.93%에서 협약 당시 상태(29.92%)로 높이도록 감독명령을 내렸다.

광주시는 "맥쿼리의 광주순환도로투자가 지난 10년 동안 총 2127억원의 수익을 냈음에도 불구하고 자기 자본을 축소하고 고위로 수익구조를 악화시켜 MRG제도 허점을 이용해 시민혈세로 마련된 재정지원금 1393억원를 챙겨갔다"고 주장했다.

맥쿼리가 지난 2003년 제2순환도로 1구간 사업지분을 100% 매입한 뒤 타인자본비율을 93.07%로 증가시킨 반면 자기자본 비율을 축소(6.93%)했다.

맥쿼리는 10년동안 총 2127억원의 수익을 냈음에도 불구하고 부채 2648억원(2012년말 기준)의 자기자본 잠식된 깡통회사를 만들었다.

이는 광주시가 97년 제2순환도로 1구간 민간투자협약 당시 조건으로 내건 적자 85%까지 보존해주는 MRG의 허점을 교모히 이용해 광주시로부터 적자를 보존받기 위한 편법이라는 주장이다.

실제 맥퀴리는 고위로 재산을 줄여 수익구조를 악화시킨 뒤, 자신들로부터 10~20%짜리 고이자율에 돈을 빌려썼다. 이자로만 2615억원을 챙겨갔다. 누적적자액만 1382억원이다.

광주시의 주장에 맥쿼리가 즉각 반발했다. 맥쿼리는 광주시를 상대로 '감독명령 취소' 행정 소송을 제기했다. 1심 재판부는 광주시에 주장을 받아들였다. 첫판은 광주시의 완승이다.

이에 불복한 맥퀴리가 법무법인 광장, 김&장법률사무소 등 대형로펌 2곳에서 11명의 대규모 변호인을 선임해 공주고법에 항소했다. 오는 9일이 결심일이다.

광주시는 고민이다. 시가 패소할 경우 계약 종료기간인 2028년까지 5249억원의 혈세를 추가로 맥쿼리에 내줘야할 형편이다. 이런 이유에서 이번 소송에 사활을 걸고 있다.

행정소송의 경우 1, 2심에서 승소하면 대법원에서도 대부분 그대로 받아들인다. 이번 판결 결과가 사실상 최종심이다. 이런 점에서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들도 이번 소송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서울시메트로 9호선(주)에서 투자철회한 맥쿼리가 전국에 투자한 13곳의 사업에 철수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

이번 소송은 강운태시장이 취임하면서 제2순환도로 재정보전금으로 오는 2028년까지 매년 200억 이상의 세금이 투입된다는 업무보고를 받은 뒤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했고, 시민혈세가 유출되고 있다는 것을 파악한 뒤 소송을 지시해 시작됐다.

시는 승소시 현 1200원(승용차 기준)인 제2순환도로 1구간 통행요금을 최소 500원까지 내리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시 관계자는 “법의 빈틈을 교묘히 이용해 사회간접자본을 민간투자자의 것으로 만들었다. 그 과정에서 생겨난 적자는 국민의 세금으로 채워나가는 수익구조를 고발했다”면서 "송소할 경우 시민혈세가 유출되는 것을 막고 지방재정의 강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