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신동빈 회장)이 위험하다. 

16일, 국세청 세무조사 중 가장 강도높은 특별 세무조사를 전담하는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이 롯데쇼핑에 대한 세무조사에 나섰다.

조사4국은 대검 중수부와 비교된다.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에 대한 수사를 대검 중수부가 맡듯 대기업들의 특별세무소사를 대부분 이곳에서 맡아 실시했다. 흔히들 이곳은 청와대의 '특명'을 받아 세무조사를 실시한다고 보고 있다.

재계 염라대왕으로 불리는 조사4국 조사팀은 이날 컴퓨터 자료를 복사하는 등 경영 전반에 대한 자료를 훑어갔다. 조사 기간은 최소 120일인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쇼핑은 롯데백화점·롯데마트·롯데슈퍼·롯데시네마의 4개 사업 부문으로 나뉘어 있다. 롯데그룹 전체 매출의 30%(연결 재무제표 기준)를 책임지는 주력 계열사다. 그룹 전체로 확대될 수 있는 휘발성을 갖고 있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13년 대기업집단 주식소유현황 정보보고'에 따르면 롯데그룹의 순환출자고리는 51개다. 전체 대기업집단 가운데 가장 많다.
주요 순환출자고리로는 롯데쇼핑-롯데카드-롯데칠성-롯데후지-롯데쇼핑으로 이어지고 있다. 또 다른 순환출자고리도 롯데쇼핑에서 시작되어 롯데리아-롯데정보통신-롯데쇼핑으로 이어지고 있다. 즉 롯데쇼핑은 순환출자고리의 핵심에 있다는 뜻이다.
롯데쇼핑은 총수일가와 특수관계인 지분이 70.12%이다. 신동주 일본롯데 부사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각각 13.45%와 13.46%를 갖고 있다. 이밖에 신격호 총괄회장 등 특수관계인 18명이 지분을 갖고 있다.

롯데쇼핑의 그룹 내 역할과 지위, 주주현황 등을 감안할 때 단순한 탈세조사에 머물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특히, 재계는 국세청 세무조사가 롯데그룹 핵심 계열사에 대한 조사가 연속해 진행되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서울지방국세청 국제조사관리과는 지난 2월부터 6월 말까지 호텔롯데에 대한 세무조사를 실시했다.

호텔롯데는 롯데그룹 전체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회사다. 지주회사 격인 그룹의 핵심 회사에 대한 세무조사가 끝나고 한 달도 안 지나 다시 그룹의 주력 계열사를 조사했다는 것이 심상치 않다는 것이다.

롯데그룹에 대한 수사가 어디까지 진행될 것인가 현재로선 종잡을 수 없다. 무엇보다 재계 염라대왕으로 알려진 조사4국이 직접 나선 만큼 쉽게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추정이 지배적이다.

롯데그룹은 지난 정권에서 제일 특혜본 기업으로 꼽힌다. 그룹의 숙원 사업을 잇달아 해결했다.

롯데그룹이 123층짜리 건물(555m)을 짓고 있는 롯데월드타워 사업은 1998년 서울시로부터 땅을 사들이면서 시작했다. 하지만, 사업 허가는 이명박 대통령 시절인 2009년에야 받았다. 당시 인근 서울공항에서 비행기가 뜨고 내릴 때 위험하다는 이유로 군에서 강하게 반대했다. 지난 정부는 활주로 각도까지 바꾸며 건설 허가를 내줘 특혜 논란이 일었다.

롯데는 또 작년 3월 맥주 제조업 허가를 받고 숙원이던 맥주 시장 진출에도 성공했다. 현재 충북 충주에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MB정부에서 GH정권으로 바뀐 뒤 진행되는 연속적 세무조사가 이와 관련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경제민주화 역행 논란>

롯데그룹에 대해 경제민주화를 역행하고 있다는 논란이 제기된바 있다.

공정위는 5월부터 롯데그룹 계열 광고회사인 대홍기획에 대해 일감몰아주기 등에 대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대홍기획은 작년 매출액 2759억원 중 2040억원을 그룹 계열사를 통해 올렸다.

단일 계열사로 매출거래가 가장 크게 발생한 곳은 롯데쇼핑으로 804억원의 물량을 몰아줬다.

나머지도 롯데정보통신 등 롯데 계열사가 대홍기획에 매출을 밀어줬다.

대홍기획의 개인 최대 주주는 6.24% 지분을 가진 신영자 롯데쇼핑 이사다. 신영자(71) 이사는 신격호(91) 총괄회장의 장녀다.

<재계 긴장감 고조>

재계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CJ그룹에 대한 검찰 수사에 이은 국세청의 롯데그룹에 대한 고강도 세무조사가 실시되고 있기 때문. 불똥이 어디로 튈지에 전전긍긍한 모습이다.

그 동안 "CJ그룹 다음 기업은 어디?"라는 갖가지 소문이 무성했다. H, D, S등의 그룹이 다음 타킷이라는 소문도 무성하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경기침체를 타계가 하기 위해 기업투자활성화, 경제민주화 입법 등을 마무리했다.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잇단 검찰과 국세청 세무조사는 기업들의 투자심리를 위축시킬 것이다. 결국 경제를 살리고 일자리를 늘릴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스럽다"면서 "하루빨리 조사를 마무리하고 기업정책을 활성화하는 방향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