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증권신문_심요섭 기자] 한국거래소의 공공기관으로 계속 유지된다.

31일 기획재정부(장관 박재환) 산하 공공기관운영위원회는 한국거래소의 공공기관 지정해제를 논의한 결과 현행체제로 유지하기로 했다. 다만 자본시장법이 개정되면 해제를 검토할 수 있다는 조건을 달렸다.

한국거래소 측은 국제거래소 간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경쟁력 제고를 위해 공공기관 지정해제 및 상장이 필요하다며 정부 당국에 지속적으로 요청해 왔다. 지난 1월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 공공기관 지정해제건이 상정됐다. 하지만 독점적 사업구조와 공적기능이 지속되고 있는 이유를 들어 현행유지를 결정했다.

재정부는 “한국거래소의 경우 자본시장법에 의해 독점적 사업권을 보장하고 있어 공운법이 규정한 공공기관 지정사유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현행 공공기관 지정을 유지토록 하되, 향후 자본시장법이 개정되어 거래소 허가주의 도입 및 대체거래소 설립이 가능해져 법령상 독점적 사업구조가 해소될 경우, 공공기관 지정해제를 재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복수거래제 도입을 담은 자본시장법이 국회에서 통과되지 않은 만큼 거래소의 독점적 지위에 변함이 없는 만큼, 섣불리 지정을 해제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정부가 한국거래소를 공공기관에 지정될 하등에 이유가 없다는 게 증권업계에 주장이다.

정부의 지분은 하나도 없다. 증권사와 회원사가 지분의 88.18%를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도 자사주(4.62%), 중소기업진흥공단(3.03%), 금융투자협회(2.05%), 증권금융(2.12%) 등이 갖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정부지분이 제로인 상태인데도 불구하고, 예산집행이나 사업추진 때는 금융위원회의 감독을 받고 있다. 정부가 규제하는 이유는 독점적 사업권에 있다. 이 문제도 자본시장법이 개정되면 자연스럽게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해결될 것이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국거래소는 지난 2009년 공공기관으로 지정된 후 영역 확대, 해외시장 진출, 기업공개(IPO) 같은 주요 사업에서 차질을 빚고 있다"면서 "국제거래소 간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경쟁력 제고를 위해 공공기관 해제와 상장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한국거래소의 공공기관 지정유지는 명분도 실리도 없다"면서 "더 미루지 말고 국제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동북아 금융허브로 도약하기 위한 경쟁력 강화에 힘을 쓸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