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56)이 계열사에 일감몰아주기로 발생한 회사 수익금을 자신의 몫으로 챙겨 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9일 아시아투데이에 따르면, 관련업계와 오리온의 재무제표를 조사 분석한 결과 담 회장은 자신의 대주주(지분53.33%보유)인 계열사 아이펙에 일감몰아주기를 통해 매출 602억원(2011년 기준)을 올려 당기순이익 200여억원에서 106억 원을 배당받았다.

아이펙은 주요업종이 과자봉지와 박스제조다. 대부분의 매출은 계열사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 동종업체의 매출대비 수익성은 고작 5%수준이다. 이를 감안할 때 매출의 30%에 넘게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것은 담 회장에게 거액의 자금을 제공하기 위한 특별회계방식이 아닌가 하는 의혹을 제기했다.

아이펙은 지난해 매출 602억원 가운데 478억원(79%)을 오리온 계열사와의 거래로 올렸다. 오리온(257억원), 오리온스낵인터내셔널(221억원) 등이다.  지난 2010년에도 오리온(236억원), 오리온스낵인터내셔널(192억원) 등 계열사들은 아이팩의 총매출 587억원 중 73%에 해당한 428억원어치의 물품을 구매했다. 사실상 아이펙사가 오리온과 계열사의 일감을 싹쓸이하고 있다.

‘회사기회유용’ 의혹도 제기됐다. 자회사를 만들어 사업기회를 떠넘겨 주주이익을 해쳤다는 의미이다. 실제 아이팩은 지난 1981년에 설립된 뒤 계열사의 일감몰아주기를 통해 매출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주요 계열사로 부상했다.

최명철 재계3.0연구소장은 “회사의 경영진, 지배주주 등이 계열사를 설립하여 그 회사로 일감몰아주기를 하는 것은 거래가격 조작 등 불공정 거래로 시장 질서를 어지럽히는 행위이다. 특히 회사에 이익이 될 수 있는 사업기회를 봉쇄하고 자신의 이익을 취하는 ‘회사기회유의 유용’의 범죄행위이다. 무엇보다 개인 주주들에게 돌아갈 이익을 혼자 독식한거나 다름없어 배임여부를 따져봐야 한다“고 했다.

담 회장은 서울고법 형사4부(부장판사 최상열)에서 300억원대 회삿돈을 횡령·유용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로 지난해 구속됐고 10월 1심에서 징역 3년이 선고됐다. 올 1월 2심에서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아 풀려난 상태이다. 현재 법원에 3심으로 계류중이다.  지난달 김승연 한화회장에게 법원이 실형을 선고하면서 법정에 구속된 뒤라, 담 회장 측에서도 사태의 추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