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장남 조원태 대한항공 전무(경영전략 본부장)가 3세 경영체제 가속화를 위한 보폭을 넓혀가고 있다.

조 전무는 이달 중순 ‘2012년 GE 글로벌 고객 서미트’에 참석해 이멜트 제너럴일렉트릭(GE) 회장 등 GE의 경영진과 만나 동반 성장을 논의할 예정이다.

재계는 비록 행사 형태이긴 하지만 조 전무가 세계적인 글로벌기업 CEO와의 만남을 통해 국제무대에 얼굴을 내비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세계적인 항공사로 도약을 추진하는 대한항공의 차세대 경영자로서 조 전무의 경영능력을 가늠할 평가 무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2012년 GE 글로벌 고객 서미트’는 이번 달 중순부터 1주일간 미국 뉴욕주 오시닝의 GE크로톤빌 연수원에서 진행된다.

이멜트 회장과 라이스 부회장 등 GE의 글로벌 고위 임원들이 모두 참석해 한국 기업들의 경영 현안 해결을 위한 과제들을 다룬다. 특히 인수합병(M&A)을 통한 성장과 21세기 리더십 개발, 신흥시장 전략, 시장 혁신 등이 핵심 논의 대상이다.

이번 GE 행사에는 조 전무를 비롯해 정방언 대우조선해양 부사장, 유정준 SK홀딩스 사장 등 국내 기업 고위 경영자들이 GE의 크로톤빌 고객 연수 프로그램에 참가한다.

3남매 대한항공 주식 매입

한진은 3세 경영승계가 진행 중에 있다.

조 회장의 3남매가 최근 책임경영 강화를 위해 대한항공 지분을 매입했다.

지난 7월 5일 조현아 객실승무본부장(전무) 겸 칼호텔네트워크 대표이사와 조원태 경영전략본부장(전무), 조현민 통합커뮤니케이션실 상무 등은 지난 3일과 4일 각각 회사 주식을 장내 매수했다. 조현아 전무는 3일 1000주와 4일 5190주, 조원태 전무는 1000주와 5150주, 조현민 상무는 1000주와 5140주를 사들였다.
이로써 조현아 전무의 보유 주식 수는 지난해 9월말 기준 6만3364주(0.09%)에서 4일 현재 8만4554주(0.12%)로 늘어났으며, 조원태 전무는 7만1225주(0.10%)에서 8만5375주(0.12%), 조현민 상무는 6만8934주(0.10%)에서 8만3074주(0.11%)로 증가했다.

이에 대해 최명철 재계3.0 소장은 “한진그룹 3세경영인들은 이미 등기이사로 선임됐거나 주요이사를 맡고 있다. 경영권 승계를 준비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면서 “경영권 승계를 확고히 하기 위해서 지분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이들 3남매는 직접 매입과 함께 계열사를 통한 간접방식으로도 지분을 늘렸다.

3남매가 각각 33.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싸이버스카이는 지난해 11월 3일 4000주를 시작으로 12월 21일까지 22차례에 걸쳐 대한항공 주식을 장내 매수했다. 두 달여 만에 10만9000주, 지분율 0.15%의 주요주주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싸이버스카이는 기내 면세품 판매와 광고 판매를 전담하는 기업이다.

증권 및 산업계 전문가들은 3남매의 지분 확보는 조 회장 이후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사전정지 작업의 일환으로 이미 중장기적인 경영권 승계가 시작된 것이라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