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은 신세계 명예회장이 자신이 최대주주로 있는 패션·유통 전문회사인 ‘신세계인터내셔날’(031430) 때문에 망신살이 뻗혔다.

신세계인터내셜의 자체 브랜드 ‘자연주의’가 타사제품을 모방해 법원에서 판매금지 수모를 당한 것.

서울중앙지법 민사50부(수석부장판사 성낙송)는 ‘설스데이 아일랜드’라는 브랜드로 알려진 의류업체 지엔코가 “이마트 측이 상품을 모방해 제작·판매 하는 것을 금지해 달라”며 신세계인터내셔날을 상대로 낸 부정경쟁행위금지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고 30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매 금지를 신청한 해당 제품은 독자적인 특징이 가장 잘 드러나면서 사람들의 주의를 끄는 가슴 앞부분의 자수 모양이 거의 동일하다”며 “제품에 차이점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사소한 변경에 불과해 신세계 측이 별도의 시간과 비용, 노력을 투자해 독자적인 특징을 추가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이어 “이마트 측은 지엔코측 제품이 판매된 1년여 후부터 비슷한 제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며 “이 제품에 접근할 수 있는 기회가 충분했던 점 등을 종합하면 신세계 측은 지엔코의 제품을 기초로 의류를 만들어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지엔코는 신세계측이 지난 5월부터 자신들이 지난해부터 출시해 판매하던 여성용 자수장식 셔츠와 유사한 의류를 판매하자 판매를 금지해 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냈다.

한편, 정 명예회장은 이명희 신세계 회장의 남편으로 90년대 중반 부인에게 경영을 맡기고 현재 경영일선에서 물러나 명예회장직을 유지하고 있다.

2006년엔 신세계 주식 7.82%를 정용진·정유경 남매에게 모두 증여하면서 사회적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합법적인 경영승계를 실천하겠다며 당시 기업사상 최고액인 3500억원을 증여세로 납부해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이후 2011년에 대주주(21.68%)로 있던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상장하면서 주식부호에 올라섰다. 투자원금의 11배로 불려 잭팟을 터트린 것.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지분구조는 신세계(45.76%)가 대주주로 개인 대주주는 정 (21.68%) 명예회장이며, 정유경(0.43%), 정용진(0.11%), 김해성(0.06), 조병화(0.05%), 양춘만(0.03%) 등의 순으로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정 명예회장은 지난 6월 1일 미국 뉴욕 맨하탄 소재 컬럼비아 대학 로우 메모리얼 도서관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사무엘 존슨 메달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는 2007년 이라 밀스타인(예일대 교수), 2011년 비크람 팬디트(시티그룹 CEO)에 이어 역대 세 번째 수상으로 2008년에서 2010년까지는 수상자가 없었다.

컬럼비아 공과대학 동문회는 “정 명예회장이 차별화된 비전을 제시하는 리더십을 통해 삼성과 신세계 그룹의 도약을 이끈 공로를 인정해 ‘사무엘 존슨 메달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