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증시가 끝났다.

다사다난했다. 증시는 미국과 유럽 금융위기로 롤러코스터 장세가 이어졌다. 5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8월 들어 미국과 유럽의 소버린 쇼크 등 글로벌 악재가 부각되면서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코스피, 사상 최고치 경신…2228p

국내 증시는 연초 2051로 출발했다. 리비아 내전 등 중동 지역의 정정 불안과 일본 대지진 등에도 불구하고 상승 추세를 유지하면서 5월2일 2228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차·화·정'으로 불리는 자동차, 화학, 정유주가 상승세를 이끌었다.

8월5일 사상 처음으로 미국의 신용등급이 강등된 데다 유럽발 재정 위기에 대한 경계감이 최고조에 이르면서 증시는 나락으로 떨어졌다.

코스피지수는 8월 한 달 만에 11.9% 하락했다. 대외 변수 앞에 취약했다. 

8월9일에는 장중 사상 최대치인 184포인트 하락폭을 기록했다.  코스닥지수도 12.6% 폭락했다.

이후 10월,  유럽연합(EU) 정상들이 해결책을 모색하고, 미국의 개선된 경제지표가 글로벌 증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하면서 8,9월 조정폭을 만회했다. 그러나 계속되는 유럽재정위기에 대한 불안과 우려로 11월과 12월에도 약세를 나타냈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으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각되기도 했다. 하지만  증시는 이내 안정을 찾았다. 2011년 마지막 거래일인 29일 코스피지수는 1825.74에, 코스닥지수는 500.18에 마침표를 찍었다.

◇자동차 '웃고', 증권·조선 '울고'

자동차주는 화색을 드러낸 반면 증권주와 조선주는 울상을 지었다.

자동차 섹터지수는 22%로 급등하면서 두각을 나타냈다. 국내 대표 브랜드인 현대, 기아차가 신차 출시와 함께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데다 일본 업체들이 지진 발생으로 생산 및 공급에 차질을 빚으면서 반사 이익을 거뒀기 때문이다. 이 밖에 필수소비재(9%), 건강(0.7%)도 상승했다.

반면 증권(­43%), 조선(­42%), 은행(­30%)지수는 하락했다. 경기가 수축국면으로 접어들면서 금융자산으로 이동하는 자금 규모가 축소되면서 증권주의 실적 둔화에 악영향을 미쳤다.

유가증권시장에선 음식료(23%), 섬유의복(10%) 업종만 올랐고, 증권(-45%), 은행(-33%), 기계(­26%) 등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였다. 코스닥시장은 한류 영향 등으로 출판매체복제(67%). 오락문화(45%) 등의 상승이 부각됐고, 통신장비(-33%) 등 대다수 업종 하락했다.

시가총액은 지난해보다 91조원(7.3%) 감소한 1148조원으로 집계됐다. 유가증권시장의 시총은 1043조원, 코스닥시장은 105조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94% 수준이다.

10대 그룹의 시가총액은 604조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6.3% 감소했다. LG(­21조원), 현대중공업(­16조원), SK그룹(­9조원)의 시가총액 감소 규모가 컸던 반면 현대차그룹은 27조원 증가한 136조원 기록했다.

한편 상반기 코스피가 강세를 보이면서 거래대금은 늘었지만 외국인 중심의 대형·고가주 위주의 거래로 거래량은 되려 줄었다.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9조원으로 지난해보다 20% 증가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선 6조8000억원(21.4%), 코스닥시장에선 2조2000억원(15.8%) 증가했다. 반면 하루 평균 거래량은 8억9000만주로 지난해보가 12.5% 감소했다.

◇위기 속 연기금 '구원 등판'

올해 8월 초 증시가 급락한 이후 수차례의 급등락 장세 속에서 회복세를 끌어왔던 것은 연기금의 매수세였다. 연기금은 올해 12조8000억원을 순매수하면서 3년 만에 순매수를 기록했다. 특히 연기금은 8월 초부터 유가증권시장에서 6조1000억원을 순매수하면서 올해 순매수 금액의 절반을 사들였다.

투신권은 2조9000억원, 은행은 2조1000억원 등을 순매도했지만 연기금의 순매수로 기관은 11조8000억원의 순매수로 마감했다. 개인은 1조7000억원 순매도를 기록했다.

외국인들은 글로벌 위험지표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외국인은 올해 들어 8조1000억원을 내다팔았다. 3년 만에 순매도로 전환했다. 지난 2년간 순매수 규모에 비해 많은 규모는 아니지만 국내 자금이 넉넉하지 않은 상황에서 외국인 매도는 시장에 부담을 줬다.

한편 하반기 들어 증시가 조정을 보이면서 국내 주식형펀드에는 지난해보다 11조4000억원이 순유입돼 설정 원본액이 72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랩어카운트 잔액은 47조20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1조6000억원이 늘었다. 한편 고객 예탁금은 4조5000억원 증가한 18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